[미술시장]2018년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의 특징

[미술시장]2018년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의 특징



출처 : http://www.gokams.or.kr/webzine/wNew/column/column_view.asp?idx=2125&page=1&c_idx=83&view_mode_name=adm



2018년 아트프라이스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 보고서

미술시장은 크게 갤러리 주도의 딜러시장과 경매시장으로 구성된다.

유럽순수예술재단(TEFAF)의 ‘Art Market report 2017’에 의하면 현재는 딜러시장이 경매시장보다 더 큰 것으로 추산되지만, 점점 더 경매를 통한 거래비중이 딜러를 통한 거래비중보다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술시장은 이처럼 크게 이 두 개의 시장에 의해 움직이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미술품 거래정보는 경매시장에 국한된다. 경매거래는 경매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미술품 거래가가 공개 되지만, 달러시장의 경우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술품 거래에 대한 공개의무가 없어 미술품 거래정보가 모두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접하게 되는 대다수의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들은 경매거래를 기반으로 한 것들이다. 그러나 경매시장과 딜러시장은 별개의 시장이 아니라 작가의 그림가격 및 시장 트렌드 형성에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경매거래 정보를 토대로 발표된 미술시장 보고서라 할지라도, 이를 토대로 미술시장 전반을 이해하고 살펴보는데 아주 유용하다.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미술시장을 짚어보는 이 글은 2018년 온라인기반 미술시장 정보사이트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전 세계 주요 경매회사의 상반기 거래를 기반으로 작성한 2018년 상반기 세계미술시장보고서 ‘H1 2018–Global Art Market Report‘, 지난 6개월 동안 스크리닝 된 미술시장 관련 기사, 아트페어 현장탐방 및 아트 어드바이저로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그럼 지금부터 본론으로 들어가 2018년 상반기 경매거래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2018년 상반기 해외미술시장
해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아트프라이스는 전 세계 주요경매회사들의 상반기 거래 자료를 기반으로 반기 세계미술시장보고서를 발표한다. 주식, 부동산시장과 달리 공개정보가 많지 않은 미술시장에서 아트프라이스에서 내놓는 이 보고서는 미술시장 정보에 목마른 이들에게 단비와도 같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은 순풍에 돛을 단 듯 모든 섹터, 모든 지표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작품거래량, 거래총액 모두 상승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주요경매회사의 거래량은 2017년 상반기에 비해 2.5% 상승 했으며. 거래액은 무려 18%나 상승하였다.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주요경매회사를 통해 거래된 작품 수는 약 262,000점에 달하며 84억 5,000만 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5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작품의 거래량도 2017년 상반기 163점에서 2018년 상반기 229점으로 약 40%가 늘었다. 미술시장에서 고가의 작품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술시장이 높은 신뢰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 전 세계 총 경매매출액의 40%를 점유

전 세계 국가의 수는 약 230여개 달하지만, 그 중 미술시장이 활성화된 나라는 수십여 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중에서도 전 세계 미술시장의 약 85%는 미국, 중국, 영국에서 점유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미술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미술시장이 2011년 한때 반짝 미국으로부터 전 세계 미술시장 순위 1위 자리를 탈환한 적이 있었으나, 줄곧 세계 시장을 선도해 온 것은 뉴욕 기반의 미국미술시장이다. 2018년 상반기도 미국시장이 전 세계 미술품거래 총액의 40%, 33억 달러를 점유하면서 2017년에 이어 2018년 상반기 글로벌 미술시장을 주도하였다. 그 뒤로 중국과 영국이 각각 24%, 22%를 점유하면서 미국시장을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또한 거래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고의 고가미술품시장의 본거지임을 입증했다. 올해 상반기 미술품거래가격 랭킹 1위부터 6위를 기록한 작품거래가 모두 뉴욕기반 경매회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2018년 상반기 미국미술시장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세기의 경매로 기록되는 록펠러 컬렉션의 자선경매였는데, 올해 상반기 최고가 작품 6점 중 3점이 모두 록펠러 컬렉션에서 나왔다.

 



영국 : 여전한 유럽미술시장의 중심지

2016년 브렉시트가 선언되면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유럽미술시장 내 영국미술시장의 입지가 축소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의 우려 섞인 전망과 달리 영국은 2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경매매출 총액은 25억 달러였으나, 2018년 상반기 영국미술시장의 경매매출은 이미 19억 달러에 달한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전 세계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영국미술시장의 가장 큰 행사인 프리즈 아트페어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2017년 경매매출총액을 쉽게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전 세계 경매시장 점유율 3위에 랭킹 된 런던 기반 영국미술시장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작가의 유럽 진출 교두보이며, 다른 하나는 주변 유럽국 작가들의 글로벌 시장진출의 발판이라는 점이다.

영국은 2018년 상반기에도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가장 활발한 미술품 교역을 펼쳤다. 영국은 엔디워홀(Andy Warhol), 장 미쉘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같은 미국작가의 주요 미술시장이 되었고, 미국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루시앙 프로이드(Lucian Freud),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프란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같은 영국작가의 주요시장이 되었다. 아울러 영국미술시장은 오랫동안 유럽미술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살아있는 가장 성공적인 독일 예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와 스페인 국적의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주된 시장은 이들의 자국이 아니라 영국미술시장이다.

유럽 : 미술시장의 완만한 상승

2018년 상반기 영국뿐만 아니라 여타 유럽미술시장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미술시장도 거래액이 각각 8%, 17%, 22% 상승하였다. 영국과 비교 경쟁하기에는 아직 그 규모가 작지만, 이 유럽 도시들은 크리스티와 소더비 같은 글로벌 대형경매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지역 경매회사들의 자생력을 키우며 자국의 미술시장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다.

중국 : 하반기 미국과 미술시장 파워게임

전 세계 미술시장 랭킹 2위를 차지한 중국미술시장은 중국본토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을 포괄한다. 2018년 상반기 중국시장의 총 매출액은 2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시장과의 격차를 줄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미술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경매 낙찰 후 작품대금을 미납하는 사태, 그로인한 중국미술시장에 대한 신뢰 부재)가 엄격한 법률적인 제재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중국미술시장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강세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술시장의 성수기는 봄, 가을이지만 중국미술시장은 독특하게 연말이 미술시장 성수기이다. 일례로 2017년 중국 미술품 상위거래 5개 중 4개가 모두 연말에 이루어졌다. 2018년도 2017년 마찬가지로 연말에 중국에서 가장 큰 경매회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하반기에도 홍콩에 진출한 전 세계 주요 갤러리와 주요 경매회사의 선전이 중국미술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 글로벌 미술시장의 핫플레이스

몇 해 전만 해도 글로벌 미술시장의 두개의 중심이라 하면, 뉴욕 기반의 미국시장과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영국시장이 언급되었으나 최근에는 하나의 지역이 더 추가되었다. 바로 홍콩이다. 처음에는 아시아미술시장의 허브정도로 간주되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의 대표적인 아트마켓이자 미술시장의 핫플레이스로 인식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갤러리들과 주요 경매회사들이 속속 홍콩에 상륙, 페더빌딩, 중국농업은행 빌딩, H퀸즈 같은 건물에 입주하여 아트특화건물들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 홍콩 센트럴구역에 오픈한 아트특화빌딩 H퀸즈(H Queen’s)에는 하우저&워스(Hauser & Wirth),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 펄램 갤러리(Pearl Lam Galleries), 서울옥션(Seoul Auction) 등 세계적인 화랑들이 입주하여 큰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한 홍콩의 대표적인 미술행사인 홍콩 아트바젤에서는 아트페어 오픈 2시간 만에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의 작품을 3,300달러에 팔아 화제가 되었으며, 아트페어 기간 동안 관람객 8만 명 방문, 미술품판매액 1조원을 기록했다.

 
 


경매전체매출의 80%는 20세기미술, 전후미술품과 동시대미술품 거래 활발
작품이 제작된 시기별로 작품거래를 살펴보면, 2018년 상반기 미술시장을 주도한 것은 20세기 미술품들로 경매전체매출의 80%를 차지한다. 20세기 미술은 인상주의미술, 근대미술, 전후미술, 동시대미술을 포괄한다. 그중에서도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제작된 전후미술품과 동시대미술품이 거래량에서나 총매출액 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동시대미술은 2017년 상반기 대비 27%라는 놀라운 상승을 보였다. 동시대미술품의 급격한 상승은 마크 브래드포트(Mark Bradford) 및 조지 콘도(George Condo)를 비롯하여 몇몇 동시대 작가의 작품가 급등에 기인했다.

인상파작가의 작품에 대한 컬렉터의 열정도 여전히 지속되었다. 인상파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 하는 컬렉터들의 로망을 반영하듯 수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의 <생폴드모졸 교회 풍경(Vue de l'asile et de la Chapelle St-Paul de Mausole)>(1889)과 폴 고갱(Paul Gougin)의 <파도(The Wave)>(1888)는 각각 3,960만 달러와 3,52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에 19세기 유럽회화와 올드마스터 시장은 2018년 상반기 미술시장에 뚜렷한 이슈도, 성장도 없었다. 이 시기 시장이 정체된 가장 큰 요인은 시장에 나오는 이 시기의 걸작이 점점 희귀해지기 때문이다. 고가작품거래가 그림시장 전체거래액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술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만약 2017년 미술시장의 대미를 장식한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살바도로 문디(Salvator Mundi)> 같은 걸작이 나온다면 올드마스터와 19세기 유럽회화의 시장은 급반전 할 것이다.

 



2018년 상반기 화제의 작가들

2018년 상반기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5월 14일 소더비 경매에서 거래된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의<어깨 너머로 시선을 둔 누드(Nu couché (sur le côté gauche))>(1917)였다. 1억 5,000만 달러에 낙찰되어 2018년 상반기 최고가를 기록 했으며, 지금까지 시장에서 거래된 비싼 작품 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술시장에서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에서 줄곧 강세를 보여 온 피카소(Pablo Picasso)는 2018년 상반기에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 10점 중에서 3점(2위, 7위, 8위)의 기록을 가졌다. 현재 피카소는 경매시장 뿐만 아니라 미술시장 전반을 주도하는 미술시장 1순위 작가다.

2018년 상반기 미술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여성작가들을 뽑으라면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 조안 미첼(Joan Mitchell),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줄리 메레튜(Julie Mehretu), 니제 데카-아쿤 니-크로스비(Njideka Akunyili Crosby) 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2018년 상반기 미술시장에서 가장 핫한 작가는 미국 표현주의작가 조안 미첼이다. 그녀의 <블루베리(Blueberry)>(1969)는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였던 5~700만 달러를 단박에 넘어 1,660만 달러에 낙찰되는 새로운 경매 기록을 세웠다. 2018년 스위스 아트바젤에서도 VIP 첫날 그녀의 작품이 유럽 컬렉터에게 1,400만 달러에 팔려 화제가 되었다. 조안 미첼의 가격지수는 올해 상반기만 24% 상승했고, 지난 15년 동안에 작품가는 평균 10배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작년에 이어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오랫동안 저평가되어왔던 추상표현주의작가 샘 길리엄(Sam Gilliam)과 엘 아나추이(El Anatsui)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미술시장에서 괄목할만한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2018년 상반기 중국미술시장 최고의 예술가는 추상화가 자우키(Zao Wou-Ki)였다. 2018년 상반기 그의 드로잉 25점이 평균 7만 5,000달러에 거래 되었고, 판화 193점이 평균 가격 4,200달러에 경매되었다.


 
 


세계미술시장 상반기 총평 및 하반기 전망

2018년 하반기 글로벌 미술시장은 상반기의 상승세를 완만하게 이어가거나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1990년도 세계미술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던 일본의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급락한 미술시장은 회복하는데 15년이 걸렸으나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로 하락했던 미술시장이 회복하는데는 불과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미술시장이 안정적이고, 시장이 다양화 되었으며, 미술시장을 보호하는 다양한 안정장치들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 경제와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18년 상반기 미술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한 것이 바로 과거보다 미술시장의 체력이 건강해졌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하반기 미술시장의 보합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우선 세계미술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미술시장에서 가져올 수 있는 여파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미 2018년 7월 13일 중국 골동품과 미술품에도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점점 더 밀접해지고 있는 미술시장과 금융경제의 관계 속에 하반기 전 세계로 확산되는 증시불안이 미술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하반기 세계미술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상황의 여파로 여러 번의 위기를 가져왔던 미술시장이 그동안 회복의 과정을 거치면서 키워온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점점 커지는 주변정세와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2018년 하반기 세계미술시장은 큰 하락 없이 완만한 상승 혹은 현 상태의 유지가 될 것이다.

2018년 하반기에도 세계미술시장은 피카소를 필두로 하여 블루칩 작가, 그리고 이미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즉 시장 인지도가 있는 전후 및 동시대작가들의 선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새로운 소비자 발굴이 중요해지고, 예술소비자의 생활패턴에 소셜 미디어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면서 미술시장에서는 온라인 아트마켓을 더 강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이지영
필자소개
이지영은 지난 18년 동안 가나아트갤러리 큐레이터를 포함해 미술시장 현장에서 다수의 국내외 전시를 기획하고 아트컨설팅을 제공해왔다. 현재 큐레이팅 및 아트 컨설팅 에이전시 platformA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술시장·현대미술·예술과 노동·아트비즈니스와 관련한 학술발표 및 강의와 저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아트마켓바이블>(미진사), <작은돈으로 시작하는 그림재테크>(위즈덤하우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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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okams.or.kr/webzine/wNew/column/column_view.asp?idx=2125&page=1&c_idx=83&view_mode_name=adm

2018 아트프라이스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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